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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25 보수단체 훼손한 盧 분향소, 경찰 비호 아래 완전 철거
- 2009/05/25 "대체 남의 초상집에서 뭐하는 짓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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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천막 회수하는 거, 말리는 사람 있으면 다 연행해."
2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덕수궁 대한문 분향소 앞에 설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주위를 둘러싼 경찰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경찰의 비호 아래 서울 중구청 직원 50여 명은 이날 새벽 보수단체가 엉망을 만들어 놓은 시민분향소를 완전히 철거했다.
오후 7시 현재 대한문 앞에는 향후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100여 명의 경찰들이 '알박기' 식으로 촘촘히 배치돼 있다. 약 100여 명의 시민이 이 곳에 모여 있는 가운데 몇몇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들고 분향소가 있던 자리를 지키고 있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철거된 이후 경찰은 전경을 이곳에 알박기 식으로 촘촘히 배치했다. ⓒ프레시안 |
경찰이 분향소 둘러싼 뒤 구청 직원들 일사천리 철거 진행
철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후 2시 30분쯤 시청역 1번 출구 쪽으로 약 100여 명의 경찰이 분향소 쪽으로 들어와 주위를 둘러싸고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후 3시께 경찰은 분향소 도로 쪽 중 일부를 열었고 이 공간을 통해 중구청 철거 직원들이 분향소 쪽으로 들어왔다.
이후 50여 명의 직원들은 농성장에 비치돼 있던 모든 기자재를 미리 준비한 6대의 용달차량에 실었다. 보수단체의 난입 이후 천막을 떠나지 않았던 10여 명의 시민이 저항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현장에 있었던 박용석(가명) 씨가 "'왜 가져가냐. 천막만 가져가면 되는거 아니냐. 우리 물품이다"라고 소리쳤지만 용역들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들은 분향소 안에 있던 물건을 경찰 바리케이드 바깥으로 빼냈으나 이 역시 경찰의 비호를 받는 철거 직원들이 모두 가져갔다.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확장한 뒤 철거 직원들이 이를 충돌없이 가져가게 도왔다. 이것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은 시민만 3명 연행했다.
| ⓒ프레시안 |
"설마 분향소까지 철거할 줄은 몰랐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것인가"
현재까지 분향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 경찰, 구청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보름 가량 남은 분향소 운영 기한을 왜 참지 못하느냐는 것.
며칠째 분향소를 지킨 이용우(60) 씨는 "분명히 49재까지만 분향소를 연다고 했는데 얼마나 초조했으면 15일을 못 참는가"라며 "현 정권은 촛불의 '촛'자만 노무현의 '노'자만 나와도 불안한가 보다"라고 비난했다.
박미영(가명) 씨는 "처음에는 이런 일을 당하면 화가 났는데 이젠 화도 나지 않는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솔직히 오후에 철거를 위해 구청 직원들이 올 때, 분향소만은 남겨 둘 줄 알았다"며 "무슨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진우(25)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같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지 정말 모르겠다"며 "그들에게 묻고 싶다. 부모 제사상을 뒤집어 엎으면 심정이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의 세상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세상 같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세상인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프레시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를 철거한 이유를 묻기 위해 중구청에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구청은 지난 11일 "대한문 앞 보도를 지속적으로 무단 점용함으로써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태료 부과 및 강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분향소 운영진 앞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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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늦게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거리 분향소에는 시민들이 밤새 올려놓은 국화와 담배가 수북했다.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 아래 "행복했습니다. 노무현 때문입니다"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부터 대한문 앞은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분위기다. 줄줄이 이어진 긴 조문 행렬은 24일 오후 4시 현재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지하도를 거쳐 길 건너편인 청계광장까지 이어졌다.
추모 행렬이 지하도를 통과할 수밖에 없는 것은 덕수궁 인도 쪽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때문이다. 전날 분향소 설치를 막았던 경찰은 이날도 전투경찰 9개 중대 600여 명을 배치했다.
| ▲ 24일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한 아이의 엄마가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손에는 국화꽃이 들려 있다. ⓒ프레시안 |
대한문에서 청계광장까지 이어진 조문행렬…경찰의 통제에 "세계적 망신이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슬픔을 토로했다. 조문을 위해 충청도에서 올라왔다던 이상백(45) 씨는 "충청도에서 과일 장사를 하고 있는데, 어제 소식을 접하고 오늘 오전만 가게 문을 연 뒤 오후에 서울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의 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할 수박과 참외가 들려 있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었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마음이 착잡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문을 마친 뒤에도 눈물을 계속 흘리던 박민지(28) 씨도 "왜 그가 죽어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누가 그를 이러한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렸다"고 흐느꼈다.
분향소를 둘러싼 경찰과 추모객의 충돌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격해지고 있다. 경찰 측 관계자는 "추모하기 위해 온 시민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집단적인 불상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민 중 한 명은 분향소에 배치된 경찰을 두고 "남의 초상집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이러한 행동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은 "세계적 망신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시위를 하러 온 것도 아니고 조문을 위해 왔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지하도에서 1시간 넘게 조문을 위해 기다렸다는 박병권(38) 씨는 "조문을 위해 가족과 함께 왔는데 이렇게 지하도에서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 조문을 하러 왔다가 경찰의 행동을 보고 울분만 쌓여간다"며 "우리가 전문시위꾼이라도 이렇게까지는 안 하겠다"고 분노했다.
| ▲ 경찰과 대치 중인 시민들. 경찰은 이날 서울 시청광장과 대한문 쪽을 연결하는 신호등 쪽 차도만 전경버스로 막지 않고 경찰 병력으로 막았다. 시민들은 왜 경찰이 이곳에 있느냐며 나가 줄 것을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프레시안 |
시청광장도 이틀째 봉쇄…이강래 대표도 경찰과 잠시 대치
경찰은 시청광장도 이틀째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 시청광장으로 통하는 지하철 출입구도 모두 통제됐다. 이로 인해 이날 조문을 위해 분향소를 찾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경찰과 대치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청광장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시청역 5번 출구에 도착한 이강래 원내대표는 자신과 같은 당 국회의원을 막는 경찰에게 "분향소 설치 장소를 보러 왔다"며 "경찰이 안내해주면 조용히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시청광장은 지침상 들어갈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길을 막는가"라고 항의했고 이강래 원내대표는 "막는 것만으로 질서유지가 되지 않는다"며 길을 열어줄 것을 종용했다. 결국 경찰은 이를 받아들였으나 이강래 원내대표를 포함 10명이 채 되지 않는 국회의원들만 시청광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의 시청광장 봉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분한 추모행렬, 경찰이 무리수 둬 막으면 분노로 폭발될 것"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 행렬에 대한 경찰의 지나친 통제가 자칫하면 현 정권에 대한 분노의 물결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 국장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안타까워 추모를 하겠다는데 국민의 의사 표현 전부를 봉쇄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현 정부는 그마저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의 시민들은 차분하게 추모를 하자는 분위기인데, 경찰이 자꾸 무리수를 두면 시민들의 슬픔이 이보다 더 큰 분노로 확산될 수 있다"며 "이러한 우를 범하기 전에 경찰이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 덕수궁 돌담길에 길게 줄지어 있는 시민들. 이들 옆에는 노사모를 상징하는 노란색깔의 리본이 끈 위에 묶여 있었다. ⓒ프레시안 |
| ▲ 분향소를 찾은 수녀. ⓒ프레시안 |
| ▲ 이날 시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말을 노트에 적었다. ⓒ프레시안 |
| ▲ 노란색 리본에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고 있는 한 시민. ⓒ프레시안 |
| ▲ 이날 조문 행렬은 청계광장까지 이어졌다. 서울 프레스센터 건물 앞에서 조문을 위해 줄지어 있는 시민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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