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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조직률이 10%라는 말은 한국 직장인들 중에서 90% 정도는 노동조합의 임금 교섭 없이 회사가 주는 대로 받고 있다는 뜻이다.
노사협의회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보면, 한국처럼 노동자들이 고분고분한 나라도 없다.
정치투쟁 덕 비정규직법 탄생
게다가 전체 노동조합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활동이 별로 없는 조직들이다. 그렇다면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해 자신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말 한 마디라도 할 수 있는 노동자는 전체 직장인들 중 겨우 5% 정도라는 뜻이다.
더 중요한 통계가 있다. 노동부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노사분규 건수는 100건 내외다. 전체 노동조합 수를 5000여개로 잡았을 때, 한국 노동조합의 98% 정도는 단 하루의 파업도 없이 임금 인상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뜻이다.
자신들의 노동조건이 결정되는 것에 대해 작은 행동이라도 취한 노조는 전체 조직 중에서 겨우 2% 정도라는 뜻이다. 한 사업장에서 두 번 이상 파업을 한 경우도 있으므로 실제로 이 수치는 더 낮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처럼 노동조합들이 온건하게 활동하는 나라도 없다.
그 2%의 조직들 중에서 자신들의 노동조건과 직접 관계가 없는 정치ㆍ사회적 의제,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비정규직 관련법 문제 등과 관련해 파업을 벌이거나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은 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사업장 중에서는 현대자동차노조가 유일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그 1% 노조의 정치 활동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다. 그 1% 조직의 사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상 활동이나 대책 활동 중에서 정치ㆍ사회적 의제와 관련된 것은 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 및 보수언론은 이를 두고 “정치투쟁에 치중하는 강성 노조”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여론은 이에 동조한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없다.
자기이익만 좇는 노선 아니길
노동조합의 정치 활동은 어찌 보면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노동조합이 사업장 내 노동조건 개선 활동에만 치중해서는 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법 내용이 적절하게 갖추어지는 데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다.
노동자들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그 식재료 속에는 지구를 반 바퀴쯤 돌아서 수입된 유전자 변형 식품이 포함돼있을 가능성이 거의 100%인데 노동조합이 그러한 문제와 관련된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행동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현대차노조의 선거 결과를 두고 언론은 “투쟁보다는 조합원 권익을 우선시하는 중도실리 노선”이라고 표현했다. 행여 그 말의 뜻이 ‘정치ㆍ사회적 의제에 무관심하고 비정규직의 권리는 외면한 채, 자신들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노선’이 아니기를 간절히 빈다.
<하종강 | 한울노동문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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