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60년 역사상 '단협 해지는 처음'
원인은 없고 ‘운송차질’만 보도하는 언론


철도노조가 25일 새벽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언론은 '운송 차질', '국민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기사를 쏟아내며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국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노사는 20일부터 집중실무교섭을 진행중이었으나 24일 오후 7시경 철도공사(코레일)는 일방적으로 단협해지 통보를 팩스로 보내왔다. 단협 해지는 철도노조 60년 역사상 단협해지는 처음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단협 해지는 최소한 지켜야할 신뢰조차 저버린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 철도노조는 "공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했다"며 "공사가 기습적으로 단협을 해지하고 임금과 단협에서 과도한 개악을 시도해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철도노조)


파업 유도 의도?

기습적으로 단협해지가 통보된 24일에도 철도노사는 오후 2시 30분부터 교섭을 했고 다음 교섭을 기약하며 교섭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오후 7시경 공사측이 기습적으로 단협해지 통보를 팩스로 보낸 것.

이 때문에 공사측이 파업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허준영 사장의 단협해지기 기존 단체협약을 무력화하고 민주노조를 말살하려는 공사의 도발”로 규정하고 파업을 선언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집중교섭이 진행중인 가운데 공사가 팩스를 통해 기습적으로 단체협약서 해지통보를 보내왔다”며 “마지막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시도했지만 공사가 기습적으로 단협을 해지하고 임금과 단협에서 과도한 개악을 시도해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삭감과 성과급 연봉제 및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등 8개에 달하는 임금 개악안과 무쟁의 선언 등 120여 개의 과도한 단협 개악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실상 노조의 항복 선언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공사가 노사신의 정신에 입각해 교섭에 나설 경우 언제든지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공사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 파업 원인은 없고 '운송 차질'만 보도하는 언론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중앙언론을 비롯해 도내 대부분의 언론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물류운송 차질’이 우려된다며 노조의 파업에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 냈다. 또 파업이 장기화하면 화물열차 단축운행 및 결행에 따른 물류 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게 된 원인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동안 파업의 원인에 대한 조명 없이 파업으로 인한 불편만을 보도한다는 비판은 수차례 제기되었으나 이러한 보도관행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단체협약이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레일이 24일 돌연 단체협상 해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철도공사(코레일)는 24일 교섭이 예정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을 예고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단협 해지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공사가 파업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현재의 이슈를 ‘파업’으로 흐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홍세화 강원희망신문 발기인은 그의 저서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에서 “나는 ‘불법파업’이라는 프랑스 말을 들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없다. 파업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최후 선택이고 ―그 어떤 노동자가 무조건 파업을 좋아하나?― 노동3권의 하나인 단체행동권의 핵심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 마땅한 것이다. 오히려 파업 사업장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게 불법이다”고 적고 있다.

그는 또 “경찰 3만명이 파리에서 시위를 벌였는데 국민 90%가 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민들은 자신이 다소 불편해도 “그들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나의 권리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연대하고 지지한다는 것이다.

파업은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다. 노사관계에서 노동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노조의 마지막 수단이 파업이다.

파업으로 인해 국민 불편이 가중된다면, 파업까지 치닫지 않도록 성실교섭에 임할 공사 측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철도공사의 파업은 공사측에서 유도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언론이 파업의 원인을 외면하고 현상만 보도한다면, 노사 갈등은 더 왜곡될 소지가 크다. 

"그들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나의 권리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말을 언론이 먼저 깨달아야 한다.

원문보기 : 강원희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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