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졸업식때 아이들 일일이 안아주고 싶었는데… ”
ㆍ“시대의 배신에 가슴 아릴 뿐, 후회는 안합니다”


서울 강동구 길동초등학교 6학년 담임 최혜원씨(25·사진)는 11일 울먹이는 제자들을 뒤로하고 서울시교육청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최 교사의 눈에서도 연방 눈물이 흘렀다. 내년 2월 졸업식 때 아이들을 일일이 안아주기로 했던 터였다. 이제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최 교사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지난 10월 일제고사 때 학생들의 참가 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였다.

최 교사는 10일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이란 제목으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소회를 밝혔다. 글은 조회수가 10만건을 넘겼다. 그는 “학원에 찌들어 나보다 더 바쁘고 시험 성적이 잘못 나올까 늘 움츠려 있는 아이들에게 서로 짓밟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12살 제자들은 밤 11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느라 다음날엔 졸려 숟가락 들 힘조차 없다고 선생님에게 종종 말했다. 아이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웠다.전국 단위의 일제고사를 앞두고 최 교사는 시험을 볼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는 서신을 학부모에게 보냈다. 일제고사 첫날 반 학생 32명 중 6명이 체험학습을 떠났다. 2년8개월 된 초년 교사는 그 ‘죄’로 교단을 강제로 떠나게 됐다.

목멘 ‘파면’ 일제고사 반대를 이유로 파면 징계를 받은 여교사가 1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우철훈기자>


최 교사는 글에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양심 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었음을 깨달았다”며 “적어도 더러운 시대 앞에 굴하지 않은 가슴 뜨거운 한 사람이 있었다고 여겨달라”고 적었다. 이날 최 교사는 중징계를 받은 다른 교사 6명과 함께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갔다. 그는 “아이들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학부모의 전화를 받던 최 교사는 “학부모님들이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지지해 주시는 것을 안다”며 “시대에 배신당해 마음이 사무치게 저려올 뿐이지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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