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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씨 “靑서 비판글 쓰지말라 경고”
Posted at 2009/02/13 09:32// Posted in 인터넷과 세상보기ㆍ“필화 사건… 굴복안해 충돌 불가피 할듯”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41·연세대 문화인류학 강사·사진)가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부 비판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속에 이어 정부가 본격적인 ‘비판 언로(言路) 차단’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 박사는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일 정부 고위 인사로부터 정부 비판 글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기는 했지만 정부 관계자가 직접 전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청와대 홍보실에서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했다”면서 “사실상 청와대가 원 소스이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나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때도 몇 번 경고를 들었지만 ‘오해가 있으니 풀자’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쓰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경고 수위가 높았다”며 “글 쓰는 것에 대해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우 박사는 지난 5일자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칼럼이 직접적으로 문제가 된 것 같다면서 정부측 인사가 “이런 식으로 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 박사는 ‘녹색성장이라는 사기극’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녹색 본래의 의미는 ‘반핵’인데 이명박 정부는 철저하게 원자력 위에 서 있기로 선택한 것이라서 ‘녹색’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반녹색”이라며 “기괴한 토건자본의 ‘그린 워시’, 즉 녹색 이미지를 뒤집어쓰는 녹색 마케팅이 바로 녹색성장”이라고 비판했다.
우 박사는 “(경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인들의 피해가 걱정돼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내가 글 쓰는 기조가 있고 글은 계속 쓸 것이므로 어찌됐든 앞으로도 충돌은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11일 오전 1시33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필화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정권에서도 나는 청와대에 눈엣가시였는데, 본의 아니게 주변 지인들이 나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 필화 사건에 대한 거의 마지막 경고를 오늘 받은 듯싶다. 모르겠다…. 감옥 보내려면 보내라…”고 적었다.
우 박사는 2006년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2007년 <88만원 세대> 등을 출간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20대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현 정부 들어서는 <촌놈들의 제국주의> <괴물의 탄생> <직선들의 대한민국> 등의 저작과 기고문을 통해 경제정책을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모니터링이 여론수렴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글 쓰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도록 하고 언로를 막는 흐름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정인·조미덥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