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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부끄럽게 만든 ‘21살 기부천사’
Posted at 2008/11/15 10:23// Posted in 인터넷과 세상보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6년간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익명의 연예인은 배우 문근영씨로 밝혀졌다. 문씨의 선행은 우리 사회에 드리운 경제난의 어둠을 사르는, 천사의 손길처럼 느껴진다. 그는 기적의 도서관에 후원금을,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가난한 학생들에게 공부방을, 소아암·백혈병 환자에게 치료비를, 광주시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또 독서운동 단체에는 1억원을 쾌척했다. 인기 연예인들이 인터넷 도박이나 귀족계를 한다는 등의 추문이 꼬리를 무는 시점에 문씨의 선행은 우뚝 빛이 난다. 온통 돈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운 요즘, ‘21살 기부천사’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또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가수 김장훈씨나 축구 국가대표 코치 홍명보씨 등의 선행도 널리 알려져 있다. 기부를 밥먹듯 하는 스타들은 기부 그 자체가 즐겁다고 말한다. “대중의 인기를 다시 대중에게 돌려주는 것”이고 “기부해서 내가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한다. 실천한 사람만이 진정한 즐거움을 알 수 있을 터이니, 그들의 선행이 참으로 아름답다. 스타들의 선행은 대중이 쉽게 동참하는 파급력을 지닌다. 따라서 아직은 척박한 우리 기부문화를 한 단계 올려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숙자가 늘어나고,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행렬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웃을 돌보는 손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말에는 불황 한파가 어느 때보다 매서울 것이라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작은 정성이 절실하다. 스타들의 기부 행위가 불우이웃돕기로 이어져 연말이 부디 따뜻했으면 좋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익명을 요구했는데도 기어이 실명을 확인하려는 언론이나, 이를 쉽게 확인해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의 행태이다. 이는 사려가 부족했다. 선행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궁금하겠지만 기부자와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했다. 먼 훗날 밝혀지거나, 또 영원히 밝혀지지 않아도 우리 곁의 ‘얼굴 없는 천사’는 울림 그 자체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숱한 익명의 기부천사가 나타나 우리를 ‘나눠서 행복한 나라’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