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서울여대 ‘로그아웃 데이’ “네트워크서 해방된 하루 별로 불편한 줄 모르겠네”

로그 아웃(Log Out). 사용하던 컴퓨터나 네트워크 접속을 끊는 작업이다.
11일 서울여대의 ‘로그아웃 데이’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교내 벤치에 앉아 엽서를 쓰고 있다. <박재찬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자대학교 학생들은 11일 하루 동안 ‘로그 아웃’ 생활을 체험했다. 평소 손에서 떼지 않았던 휴대전화를 과감히 버리고, 대신 펜으로 엽서를 썼다. 기계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네트워크로부터 해방되는 경험이다. 서울여대는 학생누리관 앞 잔디광장에서 ‘아름다운 캠페인’의 하나로 마련한 ‘로그 아웃 데이’ 행사를 열었다.

‘로그아웃’ 체험을 위해 휴대전화를 맡기는 서울여대생들.
총 5개의 부스가 설치된 행사장에 들어서는 학생들은 어김없이 휴대전화를 맡겼다. 그리고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던 손으로 직접 엽서를 썼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 김소진양(19·자유전공)은 “글로 편지를 써본 게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그네씨(23·생명공학 4년)는 “휴대전화 없이는 못 살 것 같았는데 막상 맡겨놓고 보니 별로 불편한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하루 자신을 표현하는 이름도 새로 만들었다. 기존의 관계에서 벗어나보자는 취지다. 엄초희씨(20·경제학과 2년)는 ‘매력 슈퍼걸’이라고 이름지었다. 팔방미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 옆자리의 구현지씨(20·경제학과 2년)는 ‘부지런한 현지씨’로 정했다.

이번 행사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한 학생이 아이디어를 제안해 시작됐다. 학교 측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이 제안을 채택했다. 서울여대 조성원 홍보실장은 “학생들에게 국제 경쟁력만을 강조하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인성·감성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했다”며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 세상에서 하루 만이라도 벗어나 자유롭게 마음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동근·김향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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