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체제개편은 내무관료 중앙정치인 중앙언론의 합작품

▲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가 공동주최한 ‘지방행정체제개편, 자치와 분권으로 갈 수 있나?’ 토론회가 2일 오후 강원대 서암관에서 열렸다. (사진=강원희망신문)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언급한 이후 행정체제 개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대건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가 2일 강원대 서암관에서 개최한 ‘지방행정체제개편, 자치와 분권으로 갈 수 있나?’ 토론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민주성과 효율성 모두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인구가 적고 면적이 넓은 강원도는 인구에 비해 공무원 수가 많아 시군을 통합해야 한다는 효율성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

김 교수는 “구역이 넓어질수록 의사결정의 민주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집행비용이 증가하고, 주민 참여를 통해 얻게 되는 긍정적 편익은 상실되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에 역행한다”며 “현재도 구역이 넓어 지역현안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이 어렵고 자율적 의사결정을 통해 자치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구역은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공간”이라며 “이명박 정부 들어 모든 논리가 경제개발 논리로 이뤄지고 시군 통합 논의도 경제개발과 경제적 효율성만 강조되는데, 이제는 효율성보다 민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행정체제를 개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치적 민주화와 행정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기우 인하대 교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내무관료, 중앙정치인, 중앙언론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사진=강원희망신문)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일종의 쿠데타”

이기우 인하대 법대 교수는 “외국의 경우에도 행정체제 개편으로 소지역주의가 대립하고 주민요구 증대로 행정비용이 증대한 사례가 많다”며 “도를 폐지하고 전국을 60~70개로 묶으면 지역은 나눠먹기식 분배투쟁에 빠지고 온 나라가 갈등에 빠지고 지역 경쟁력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효율성과 경제를 위해서는 오히려 분권화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지식사회는 민주주의로 지식을 모으는 체계다. 민주주의 안 되고 잘 사는 나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행정체제 개편 논의의 정치적 배경도 우려했다. 그는 “1994년 내무부 관료가 중심이 되어, 도 폐지를 추진하다 실패했다”며 “내무관료와 중앙정치인, 중앙언론의 이해관계가 맞아 행정체제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정국의 돌파구가 뚜렷하지 않을 때 지방행정체제론을 제기하고, 중앙정치인은 단체장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중앙언론은 지역의 경계를 허물어 지역으로까지 진출하려 한다”며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내무관료, 중앙정치인, 중앙언론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체제가 잘못 개편되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고, 군 단위는 완전히 피폐화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발상”이라며, “박정희 정권이 5·16 쿠데타 이후 읍·면 자치를 말살한 것과 같은 일종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유정배 (사)강원살림 상임이사, 이병선 도의원, 용정순 원주시의원, 김인호 강원도민일보 편집부국장, 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실장, 이희우 전국공무원노조 정책연구소 부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1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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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희망신문 2009.09.03(목) 08:54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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