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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측 틀려도 좋으니 환율 제발 좀 내렸으면
Posted at 2008/11/24 21:36// Posted in 인터넷과 세상보기다른 금융지표도 마찬가지지만 환율은 특히 전망이 어렵다.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리보금리, 뉴욕 다우지수, 코스피지수, 회사채 유통수익률, 주식·채권시장의 외국인 매매동향,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 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환율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신의 영역’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처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심할 때는 더욱 그렇다.
새벽에 출근하는 그는 전날 런던 등 해외 금융시장이 쏟아낸 각종 통계와 역외시장의 원·달러 환율, 새벽에 마감한 뉴욕 증시 상황을 종합해 A4용지 2장짜리 환율 예측 보고서를 작성한다. 리서치팀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전 연구원의 보고서가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시간은 오전 8시20분. 같은 시각 삼성선물에 계좌가 있는 고객들의 e메일로도 보고서가 발송된다. ‘금일 전고점 상향 돌파 시도 예상. 예상 범위는 달러당 1430원~1500원’(11월20일), ‘상승 불가피한 대내외 정황들. 예상 범위는 1480원~1600원’(11월21일).
전 연구원이 내놓는 보고서는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 경제부 기자, 일반 투자자들에게 필독서로 통한다. 환율이 급등하던 지난 9월 이후로는 금융업계 종사자나 대학생으로까지 독자층이 늘어났다. 그의 보고서는 간단 명료하면서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중요 지표들이 꼼꼼하게 나열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중률이다. 그의 예측은 시장에서 곧바로 평가를 받는다. 오후 3시 외환시장 마감과 함께 정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이 체결됐던 지난 10월30일 전 연구원은 중년 여성 투자자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당시 환율은 하루 177원 폭락했다. 중년 여성은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 연구원의 보고서를 보고 전날 달러 1억원어치를 구입했다는 것이었다.
전 연구원의 전망은 지난주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그는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 환율은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에 의해 결정되지만 단기 환율은 수급 상황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10월 초순처럼 환율이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연구원은 “예측이 틀려도 좋으니 환율이 제발 좀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물가급등을 초래해 서민가계를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글 오창민·사진 정지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