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구조조정 핑계 당초보다 20% 이상 축소

지난해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 근무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가 당초 정부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구조조정을 이유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초 각 공공기관이 정부에 제출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자는 1만5600여명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무기계약직이란 고용은 보장되지만 임금과 근로조건은 비정규직과 비슷한 고용 형태를 말한다.

공공기관별로는 초·중·고교와 대학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자가 85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앙 부처 2700명, 지방자치단체 2400명, 공기업 20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2007년 6월 ‘무기계약 전환, 외주화 개선 및 차별시정 계획’을 내놓으면서 밝힌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에 비해 4400여명이 줄어든 규모다.

무기계약직 전환 결과는 이달 중순쯤 최종 집계될 예정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공공기관 대부분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어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자는 더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당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7만1861명을 무기계약 전환대상으로 확정하면서 이들 외에 근속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한 2만여명은 2008년 2차 대책을 세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가 줄어든 것은 공공기관들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전환 대상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가 축소된 데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며 “공공부문 군살빼기와 비정규직 보호라는 모순된 상황이 복합돼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가 지난해 7월 산하기관에 내려보낸 ‘2008년 공공기관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 전환계획’에서 이미 예견됐다.

당시 정부는 무기계약직 전환기준 항목에 ‘조직개편·업무량 감소 등 구조조정이 예정돼 인력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전환예외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구조조정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공공기관에 대해선 ‘무기계약 전환계획서’ 제출 의무를 지지 않도록 했다.

조직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예정된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무기계약직 미전환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공공노조 미조직담당 실장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무기계약직 전환에 예외를 두는 것은 공공부문이 솔선해 비정규직 남용을 막겠다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혁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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