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李정부 들어 검찰 권력남용 심해져”
Posted at 2009/06/02 12:04// Posted in 인터넷과 세상보기검사 출신인 김희수 변호사(50·사시 29회)는 “검찰이 휘두른 칼은 자칫 잘못 쓰면 ‘악마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이 정치적 편파성에 따라 수사하고 기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검찰권 행사의 근본적 문제는 무엇인가.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다. 고로 자의적인 판단으로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자신들이 원치 않으면 아예 수사를 안 할 수도 있다. 직무유기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 ‘미네르바 사건’은 대표적인 ‘아니면 말고’식의 기소권 남용이 낳은 폐해다. ‘미네르바’는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은 ‘너희들도 구속될 수 있다’는 식으로 네티즌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성공했다.”
-정권 교체 후 검찰의 중립성 논란이 더욱 불거지는데.
“ ‘촛불집회’나 ‘용산참사’의 경우 검찰은 철저히 공권력 편에서 기소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16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을 기소했다. 반면 촛불시민이나 용산 철거민들이 당한 폭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권친화적인 수사권·기소권 남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까지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수사의 문제점은.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잘못된 수사관행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검찰은 수사 정보를 흘렸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중계방송하듯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뒤 무려 3주가 지난 뒤에도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않아 결국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
<구교형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외국 검찰은 주민이 지방 검사 뽑고 배심원단이 기소
ㆍ결정수사권은 경찰에게만
우리나라 검찰처럼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검찰 조직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의 검찰은 권한이 분산돼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제도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받고 있다.
미국의 검찰은 플리바기닝(유죄협상제도) 등 폭넓은 재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가지 제한도 받고 있다.
각 주의 검사장과 지방검사를 주민들이 4년마다 선거로 뽑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되고, 연방 검찰총장을 겸하고 있는 법무부장관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유권자들이 견제와 균형을 위해 주지사와 정당 성향이 다른 검사장을 선출하는 일도 많다.
또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제도(Grand jury)가 있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방지한다. 검사는 배심원에게 증거를 제시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미국 검찰은 우리나라와 같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지도 않다.
독일 검찰은 ‘머리만 있고 손발은 없는’ 구조다. 자체 수사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힘을 분산시킨 것이다. 수사는 경찰이 맡고, 검찰은 수사 절차를 주재하는 역할에 그친다.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는 법정에서 증거능력이 없다. 독일 검찰도 연방검찰과 주 검찰이 분리돼있다. 연방검찰은 주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없다.
프랑스는 사법부에 소속돼 있는 ‘예심판사’가 수사를 맡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상 예심판사가 한국의 검찰에 해당하는데 법원의 통제 하에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예심판사 제도를 폐지하고 권한을 더 분산하자는 논의가 한창이다.
일본에선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독립기구인 검찰심사회가 공소 제기가 적절한지를 심사해 검찰권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영국은 수사는 전적으로 경찰이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 결정과 공소유지, 수사에 대한 법률적 조언만 맡는 구조다. 공소권도 여러 기관이 나누어 갖고 있다.
<박영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