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인권위 ‘과잉진압 논란’ 최종 결론
ㆍ청와대와 갈등·경찰 반발 파문예고


인권위가 촛불집회에 대한 공권력의 과잉진압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권위는 27일 ‘촛불 직권조사’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 “촛불시위의 불법여부를 떠나 경찰 진압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한 어청수 경찰청장 및 시위 진압 지휘관에 대한 주의 및 징계 권고도 내렸다.

인권위가 두루뭉술한 결론을 내릴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원칙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평가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결정이 늦어졌지만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인권침해 부분을 명백히 밝혔다”며 “인권위 결정이 의미가 있는 만큼 경찰과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촛불시위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갈등을 빚을 소지가 크다.

정부는 그동안 촛불시위 과정에서의 경찰 과잉진압 지적에 대해 적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촛불시위 과정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국제앰네스티’의 조사결과에 대해 반박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에 나섰다. 청와대와 여권은 촛불시위를 “친북 좌익 세력이 주도한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했고, 검찰과 경찰은 촛불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간부 및 네티즌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조선·중앙·동아일보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들을 구속했다. 경찰은 심지어 시위현장에 유모차를 끌고나온 주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권위의 이날 결정은 정부의 촛불압박 드라이브에 제동을 건 측면도 있다.

당장 경찰은 인권위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지휘관인 기동단장 징계 권고는 권고사항치고 심한 것으로, 다수의 물리력이 행사되는 현장을 관리하는 것은 인권위원들이 생각하는 책상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인권위원은 “인권위의 기본 역할이 정부에 대한 감시 및 견제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정부와 충돌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인권위 고유의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인권위의 최종 결정은 ‘권고’로 강제성을 갖지 않아 이번 결정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인권위에 대한 비판은 해소될 전망이다.

인권위는 촛불시위 과정에서 부상한 시민들의 인권침해 진정이 잇따르자 130여건을 묶어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직권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전원위원회의 결정이 지연되면서 조사관이 반발하고 시민단체가 규탄성명서를 내면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강병한기자>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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