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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언유착·재벌특혜·여론재갈”…여, 미디어 7개법안 윤곽
Posted at 2008/12/04 11:09// Posted in 인터넷과 세상보기ㆍ야당 “입법 저지”… 시민단체 반발
‘언론장악’ 논란을 빚어온 여권의 미디어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이 3일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7개 개정 법률안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하면서다.
한나라당은 “새로운 미디어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국제적 시장개방조류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방송·언론 분야의 시장논리를 강화하는 것이 골격이다. 그래서 야당과 언론단체들은 △보수이념 전파를 위한 여론통제적 성격이 강하고 △언론을 재벌에 종속시켜 미디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며 △인터넷 여론에 재갈을 물리는 등 민주적 질서를 위협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 중 가장 큰 논란은 신문·방송의 겸영을 허용한다는 조항이다. 신문(뉴스통신 포함)이 지상파 방송의 20%, 종합편성·보도PP는 49%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방송사업 소유자의 일간신문, 뉴스통신의 주식 및 지분 취득에 대한 규제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일부 족벌 보수언론에 지상파 방송 설립 허가라는 특혜를 줘 지난 대선에서 진 빚을 갚으려는 것”(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이라는 말이 보여주듯 ‘권언유착’을 공식화하려는 기획입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여론의 독과점 심화로 언론의 다양성 침해, 중소 신문사의 고사 현상 등도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또 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터놓은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던 대기업들의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보도PP에 대한 지분 보유를 가능하게 해 재벌에 대한 언론의 비판·감시 기능이 위축된다는 비판이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노동자에 대한 감시만이 늘어날 것”이라며 “재벌에 유리한 법, 재벌에 우호적인 정치인 등을 위한 방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률 개정안에서는 ‘사이버모욕죄 도입’이 최대 논란거리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을 모욕한 행위에 대해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권력이 직접 나서 인터넷 공간을 통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현행 형법상의 모욕죄와 달리 친고죄 조항을 폐지해 수사 당국의 자의적 판단으로 얼마든지 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 등에서 국가권력이나 정책에 대한 비판이 급격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에서 인터넷포털·언론사닷컴 등을 언론중재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인터넷에 게재된 기사의 삭제 및 통제 수단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인터넷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쌍방향 소통’을 유명무실화하는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미디어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해당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상정 여부를 놓고부터 치열한 여야 간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 미디어산업 발전특위 정병국 위원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추진할 것”이라며 곧바로 국회 논의 절차에 들어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당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상정부터 시작해 심의 과정에서 모든 수단을 거쳐 막아내겠다”며 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