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민주 ‘서민감세’ 주장…감세 총액만 키워
ㆍ여론 비판속 재정 건전성 악화도 불보듯


국회의 세법 개정안 심의과정에서 내년 감세 규모가 당초 정부안보다 2조3000억원 늘어나 국가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 정부와 여당의 재정 지출과 대규모 감세 동시 추진으로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감세 규모가 더 커지게 된 것이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당초 17조6000억원에서 2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감세 규모 왜 커졌나 = 정부는 당초 내년에 14조2350억원의 세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 감세가 이뤄졌다.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확대로 4400억원,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확대로 3400억원, 음식점 의제매입세액 공제 확대로 2340억원, 농·수협 등 조합예탁금 비과세한도 확대로 2430억원의 세금이 덜 걷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저구간 소득세율 조기 인하(3510억원)와 대학교육비 공제한도(700만원→900만원) 추가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간 폐지,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감면 신설 등으로 추가적인 감세 규모는 모두 2조2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의 감세안이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판적이던 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의 감세안을 저지하지 못하고, 되레 감세 규모만 늘림에 따라 비판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윤종훈 시민경제사회연구소 기획위원(공인회계사)은 “민주당이 정부 여당의 부자 감세에 부자 증세로 맞서야 했지만, 서민 감세를 주장하다 결국 정치적 타협으로 감세 규모를 늘린 꼴이 됐다”며 “민주당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속·증여세율 인하가 보류됨에 따라 8700억원의 세수 감소를 막게 됐지만, “상속·증여세율을 내리는 방안은 폐기된 것도 아니고,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으로 보류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적자 국채 20조원 넘을 듯 = 세수 감소와 경제성장률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적자국채 발행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9월 말 내년 예산안에서 밝힌 적자 국채 규모는 7조3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지난달 초 수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번에 감세 규모가 더 커짐에 따라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2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감세안을 확정하기 전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올해의 2배 수준인 2.1%로 예상했지만, 감세 규모가 늘면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가 GDP의 2%를 넘어서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내년에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예상과 달리 성장률이 1~2%대,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재정적자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세입은 1조5000억~2조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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