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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물 귀한 줄은 우물이 말라야 알고, 약에 쓰려면 개의 그것마저도 귀하다는 옛말이 있다.

무엇이든 흔하다가도 정작 필요할 때는 귀하고 아쉬운 것처럼, 흔할 때는 평소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다가 그 무엇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그걸 필요로 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된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귀하다고 하는 것은 흔한 것에 대한 ‘못된 자만심’ 같은 것이고,  흔하다고 하는 것은 귀한 것에 대한 ‘지독한 일상’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흔한 것이라도 추억으로 기억할 수 만 있다면 ‘사라지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사라지는 모든 것이 아름답지는 않다.
그것이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음식의 맛이라면 결코 사라진다는 것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

‘노가리는 명태 새끼가 아니다’라며  남획을 할 때도 흔한 것에 대한 ‘못된 자만심’에 명태 귀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요맘때면 배가 가라앉도록 잡아와 눈구덩이에 파묻어 두거나 발로 차고 다녔던 도치가 그렇고, 호롱불 기름으로 혹은 논밭에 거름으로까지 쓴 적도 있었던 도루묵, 잡는 것이 귀찮은 양미리, 잡혀도 그만 안 잡혀도 그만인 장치도 귀해질 줄 모르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동해안의 생선들이다.

동해안 어부들에게 물곰이라 불리는 ‘곰치’도 그렇다. 생김새가 시쳇말로 비호감형이라 뱃전에 올라오기도 전에 어부들의 발길질에 차여 텀벙거리며 바다로 버려졌던 생선이다.  

그렇기는 해도 바쁜 뱃일에 쫓기는 어부들에게 곰치국처럼 편리한 음식도 없었다. 끓는 물에 곰치를 넣고 소금간만 하면, 밥을 말아 후루룩 들이키듯 금세 뱃속을 채우거나, 시원한 맛이 술국으로 이만한 맛도 없었다. 곰치국을 끓이는 방법과 맛은 속초 고성 양양과 동해 삼척이 다르다. 

양양에서 제철 맞은 속풀이 해장국의 대명사인 ‘곰치국’을 잘하는 집으로는 동일식당이다.
이 집은 파와 무를 엇슷하게 썰어 넣고, 밑간으로 다진 마늘과 굵은 소금만을 넣어 맑고 시원하면서 깔끔하게 끓여 낸다. 순수한 곰치국 맛을 보려는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묵은 김치를 넣고 끓이는 동해 삼척의 곰치국도 시원하면서 칼칼하기는 해도, 곰치살 특유의 맛은 맑게 끓인 것보다 덜하다는 생각이다. 맑고 뒷맛 시원하게 한소끔 끓여내는 양양이나 속초 고성의 곰치국 맛은 정갈하고 담백한 편이다. 
 
주인 이숙자 (46)씨는 암컷보다 갑절 비싸더라도 흐물거림이 적고 육질이 야물어 끓일수록 담백해지는 수컷만 고집한다.
여기에 이 집 곰치국의 매력은 잡내가 없고, 푹 곤 듯 끓여 내 시원한 맛이 더 하고 결국엔 씹을 것도 없이 후루룩 들이킬 만큼 부드럽다.
더욱이 한 냄비가득 끓여 내는 넉넉함과 국 한 사발에 김치 한 조각이면 될 성싶은 데도 손수 조물거려 만들어 낸 찬품들도 입맛 돋우기에 제격이다.

지천으로 많이 잡힐 때 흔하다고 천한 취급을 받더니, 작금에 들어 암컷 곰치 한 마리가 족히 5만원을 넘는 다고 하니 문득 조선 사람 이식(1584~1647)이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지 /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은 아니라네’했던 싯구 한 구절이 생각난다.

TIP 동일식당 033)672-1563 (양양시내버스터미널에서 시내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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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브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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